네펜데스 꺾꽂이로 번식시키는 법

인간이던 식물이건 동물이건 번식을 해야만 한다. 그게 이 지구를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숙명이라고나 할까? 네펜데스도 꺾꽂이를 통해 번식 시키는 방법이 있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나는 지금 껏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꺾꽂이 전 준비할 것과 꺾꽂이 방법, 실패하지 않는 관리요령 꿀팁까지 알려 드릴테니 번식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참고 하시기 바란다.

꺾꽂이 전 준비할 것

꺾꽂이는 준비 단계에서 얼마나 신경 쓰느냐에 따라 성공률이 크게 갈렸다.

줄기 선택

꺾꽂이용 줄기는 너무 어리지도, 너무 목질화되지도 않은 중간 굵기가 가장 성공률이 높았다. 나는 처음엔 그냥 아무 줄기나 잘라서 시도했다가 발근이 전혀 안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겪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너무 어린 줄기는 조직이 약해서 뿌리를 내리기 전에 무르는 경우가 많고, 너무 오래된 줄기는 발근 자체가 잘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은 잎이 서너 장 정도 붙은,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아직 완전히 목질화되지 않은 줄기를 골라서 자르고 있다. 줄기를 눌러봤을 때 살짝 탄력이 있으면서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의 단단함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이 감을 익히기까지 몇 번의 실패가 필요했다.

도구와 발근제

가위나 칼은 반드시 소독한 상태로 써야 했다. 나는 처음에 그냥 집에 있던 가위로 대충 잘랐다가, 절단면이 검게 무르는 걸 여러 번 겪었다. 그 뒤로는 자르기 전에 알코올로 도구를 닦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발근제는 필수는 아니지만, 사용했을 때와 안 했을 때 발근 속도 차이가 눈에 띄게 났다. 나는 시중에서 파는 발근 촉진제를 절단면에 살짝 발라주는 방식으로 쓰고 있는데, 이렇게 바꾸고 나서 발근까지 걸리는 시간이 확실히 줄었다. 발근제를 처음 썼을 때는 양 조절을 못해서 과하게 발랐다가 오히려 절단면이 상하는 걸 겪은 적도 있는데, 지금은 붓으로 얇게 한 번만 살짝 바르는 정도로 조절하고 있다. 발근제 없이 시도했던 줄기와 비교해보면, 발근제를 쓴 쪽이 평균 1~2주 정도 더 빨리 뿌리를 내렸던 것 같다.

출처 : 미국 퍼듀대학교 익스텐션

꺾꽂이 방법

준비가 끝났다면, 실제로 자르고 심는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정리해본다.

자르는 위치와 방식

마디를 하나 이상 포함하도록 15~20cm 정도 길이로 자르는 게 기본이었다. 나는 처음엔 길이를 짧게 잘랐다가 잎이 너무 적어서 광합성이 부족했는지 발근 전에 시들어버린 경험이 있다. 그 뒤로는 마디 두세 개, 잎 두세 장 정도가 포함되도록 넉넉하게 자르고, 아래쪽 잎은 미리 제거해서 흙이나 수태에 묻힐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자를 때는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자르는데, 단면적을 넓혀서 발근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남은 잎도 너무 크면 수분 증발이 많아져서 절반 정도로 잘라주는데, 이렇게 하니 뿌리가 아직 없는 상태에서도 잎이 시들지 않고 버티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발근 환경 조성

자른 줄기는 촉촉한 수태에 꽂거나, 물꽂이로 시작한 뒤 뿌리가 어느 정도 자라면 흙으로 옮기는 방식을 쓰고 있다. 나는 처음엔 흙에 바로 꽂았다가 발근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답답했는데, 물꽂이로 바꾸고 나서는 뿌리가 자라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관리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습도는 최대한 높게 유지해야 해서, 투명한 비닐이나 밀폐 용기로 덮어 미니 온실처럼 만들어주는 것도 발근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물꽂이용 물은 며칠에 한 번씩 갈아주는데, 물을 오래 방치하면 조류가 끼거나 냄새가 나서 오히려 줄기가 상하는 걸 겪은 뒤로는 이 주기를 꼭 지키고 있다. 밀폐 용기 안 온도가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직사광선을 피해 간접광 자리에 두는 것도 함께 신경 쓰는 부분이다.

출처 : 캘리포니아대학교 농업자연자원국(UC ANR)

실패하지 않는 관리 요령

꺾꽂이 이후 관리 방식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크게 갈렸는데, 여러 번 겪으면서 알게 된 요령들을 정리해본다.

절단면 무름 예방

꺾꽂이 초반에 가장 흔하게 겪는 실패는 절단면이 무르면서 줄기 전체가 상하는 경우였다. 나는 처음엔 이게 왜 생기는지 몰라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실패했는데, 알고 보니 습도는 높게 유지하되 물이 절단면에 계속 고여있으면 오히려 무름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뒤로는 물꽂이할 때 절단면이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도록 살짝만 담그는 방식으로 바꿨더니, 무름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수태에 꽂을 때도 너무 축축하게 적시기보다 살짝 짜서 물기를 덜어낸 뒤 사용하는 게 무름을 예방하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발근까지 기다리는 인내심

발근까지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세 달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어서,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출처 : 미국 미주리대학교 익스텐션

나는 처음엔 며칠 만에 뿌리가 안 보인다고 자꾸 뽑아서 확인하다가 오히려 발근을 방해한 적이 있다. 그 뒤로는 최소 3주 이상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잎이 계속 생기가 있는지만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이렇게 기다린 뒤에 확인해보니 뿌리가 이미 꽤 자라 있는 걸 발견하고 안심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날짜를 따로 기록해두는 습관도 이때 생겼는데, 언제 꺾꽂이를 시작했는지 알고 있으면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데 훨씬 도움이 됐다. 종에 따라서도 발근 속도가 달라서, 벤트라타 계열은 비교적 빨리 뿌리를 내리는 반면 벤트리코사 같은 원종은 훨씬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었다.

정리

네펜데스 꺾꽂이는 적당한 굵기의 줄기를 골라 소독한 도구로 자르고, 발근제를 활용해 습도 높은 환경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게 핵심이었다. 절단면 무름만 예방하면 생각보다 성공률이 높은 번식법이라, 마음에 드는 개체를 늘리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시도해볼 만하다. 첫 시도에서는 몇 번이나 실패하며 속상했지만, 지금은 마음에 드는 개체가 있으면 자신 있게 꺾꽂이부터 시도해보는 여유가 생겼고, 작은 줄기 하나가 뿌리를 내리고 새잎을 틔우는 걸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인들에게 꺾꽂이로 늘린 개체를 나눠주는 것도 이 취미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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