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펜데스를 키우는 분들 중 비료와 벌레 먹이를 어떻게 줘야 할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일반 화초처럼 비료를 주면 되는 건지, 식충식물이니 벌레를 직접 잡아다 줘야 하는 건지 정보가 제각각이라 처음엔 더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잘 자라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띌 때마다 영양이 부족한가 싶어서 무언가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정성을 들인 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어떤 방법이 맞는지 기준을 세워두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네펜데스에게 비료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영양을 얻는 방식, 정기적인 시비의 위험), 비료 주는 방법(희석 농도와 횟수, 주는 위치, 과하게 줬을 때의 증상), 벌레 먹이 주는 방법(먹이 종류, 양과 주기, 먹이를 줬을 때 생기는 문제)까지 하나씩 정리해서 알려드릴까 합니다.
네펜데스에게 비료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
네펜데스는 영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적응한 식물이라, 일반 화초처럼 비료를 꼬박꼬박 챙겨줘야 하는 식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영양을 얻는 방식, 벌레와 비료의 역할
네펜데스는 포충낭으로 곤충을 잡아 소화액으로 분해해서 영양분을 보충하고, 뿌리와 잎으로도 일부 영양을 흡수합니다. 사육장 안이나 실내에서 키우면 포충낭에 벌레가 들어올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양을 보충할 다른 방법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벌레가 거의 없는 깨끗한 실내에서 벤트라타를 1년 넘게 키웠는데, 새잎이 해마다 조금씩 작아지는 걸 보고서야 영양이 부족한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됐습니다. 반대로 야외 베란다에서 키우는 화분은 날파리나 개미가 알아서 포충낭에 들어가서, 따로 챙겨주지 않아도 잎 크기가 꾸준히 유지됐습니다. 같은 종인데도 환경에 따라 필요한 정도가 이렇게 달라서, 저는 키우는 위치부터 먼저 따져보고 비료나 먹이를 줄지 결정합니다. 새잎의 크기를 3개월 전 사진과 나란히 비교해 보는 것도 영양 상태를 가늠하는 데 꽤 도움이 됐습니다.
정기적인 시비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이유
종에 따라서는 비료를 정기적으로 주면 오히려 포충낭이 만들어지는 걸 억제할 수 있어서, 비료는 꼭 필요한 만큼만 주는 편이 좋습니다.
출처 : 싱가포르 국립공원청(NParks)
저는 이 사실을 몰랐을 때 영양이 부족한 줄 알고 비료를 일주일에 한 번씩 권장 농도의 절반으로 두 달 가까이 줬는데, 새잎은 눈에 띄게 커졌지만 포충낭이 한 달 넘게 하나도 달리지 않았습니다. 포충낭이 목적인 식물인데 잎만 무성해지니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었고, 비료를 끊고 나서야 몇 주 뒤부터 다시 포충낭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는 눈에 보이는 잎의 변화만 보고 비료를 늘리지 않고, 포충낭이 정상적으로 달리고 있다면 비료를 쉬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네펜데스 비료 주는 방법
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얼마나 묽게 얼마나 자주 어디에 주는지가 결과를 가르는 부분이었습니다.
희석 농도와 주는 횟수
벌레를 먹이로 주지 않는 경우에는 성장기에 유기질 비료를 한 달에 두 번 정도, 제품에 적힌 권장 농도의 4분의 1 수준으로 희석해서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출처 : 미국 클렘슨대학교 익스텐션
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성장이 활발한 봄부터 초여름까지만 한 달에 한 번, 권장 농도의 4분의 1로 희석해서 주고 있습니다. 처음엔 권장 농도의 절반으로 줬다가 잎끝이 타는 걸 겪어서 농도를 계속 낮춰왔고, 지금 기준에 이르러서야 새잎이 안정적으로 올라왔습니다. 겨울에는 성장이 느려지는 시기라 아예 쉬는데, 비료를 안 준다고 눈에 띄게 나빠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비료를 준 날짜는 달력에 표시해 두는데, 기록이 없으면 지난번에 언제 줬는지 헷갈려서 어느새 간격이 짧아지는 실수가 생기기 쉬웠습니다.
어디에 줄까, 잎과 뿌리 중에서
저는 희석한 비료를 분무기에 담아 잎에 얇게 뿌리는 방식을 주로 씁니다. 흙에 직접 부으면 염류가 쌓이기 쉽고, 뿌리가 약한 네펜데스에게는 흙으로 주는 쪽이 더 부담스럽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뿌린 뒤에는 잎에 비료가 오래 남지 않도록 하루 이틀 뒤 맑은 물로 가볍게 한 번 헹궈주는데, 이렇게 하니 잎에 하얗게 굳는 자국이 생기는 일이 줄었습니다. 포충낭 안에 직접 넣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소화액의 균형이 깨져서 포충낭이 약해질까 봐 저는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하게 줬을 때의 증상과 씻어내기
비료를 과하게 주면 흙 속에 염류가 쌓여 뿌리가 손상되고, 잎끝이 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출처 : 미국 뉴햄프셔대학교 익스텐션
저는 비료를 연달아 준 뒤 흙 표면에 하얀 결정이 올라오고 잎끝이 갈색으로 마르는 걸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비료를 즉시 끊고, 화분 용량의 두 배쯤 되는 맑은 물을 위에서 천천히 부어 흙 속 염류를 흘려보냈습니다. 이 과정을 사흘 간격으로 두 번 반복하고 나서야 새잎 끝이 더 이상 타지 않았습니다. 과하게 준 비료는 줄이는 것보다 씻어내는 쪽이 훨씬 빠르게 해결된다는 걸 이때 배웠습니다. 씻어낸 물이 화분 아래로 충분히 빠져나가도록 배수구멍이 막히지 않았는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네펜데스 벌레 먹이 주는 방법
비료 대신 벌레를 먹이로 주는 방법도 있지만, 이 쪽이 오히려 실패하기 쉬운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줄 수 있는 먹이의 종류
가장 무난한 먹이는 작은 건조 곤충이나 날파리처럼 작은 벌레입니다. 벌레를 구하기 어렵다면 물고기 먹이를 곱게 갈아서 물에 개어 반죽처럼 만든 뒤, 아주 소량만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싱가포르 국립공원청 자료에서도 벌레가 없을 때는 이런 물고기 먹이 반죽을 아주 조금씩 주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건조 밀웜을 구해서 줬는데, 너무 크고 딱딱해서 포충낭이 소화하기에 부담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루로 곱게 간 물고기 먹이 반죽을 쌀알보다 작은 양으로 주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먹이의 양과 주기
먹이는 한꺼번에 많이 주지 않고, 한 번에 포충낭 하나에만 아주 소량을 주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저는 한 화분에서 포충낭 하나를 골라 쌀알 반 개 정도의 먹이를 넣고, 같은 포충낭에는 한 달 이상 간격을 두고 다시 줍니다. 여러 포충낭에 한꺼번에 주면 몇 개가 무르는 일이 생겨서, 포충낭 하나씩 돌아가며 주는 방식이 가장 안전했습니다. 먹이를 준 뒤 1주일 정도는 해당 포충낭 상태를 매일 확인하는데, 소화액이 탁해지거나 냄새가 심해지면 바로 물로 헹궈 내보냅니다. 포충낭이 건강하다면 소화액이 맑게 유지되기 때문에, 이 변화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신호가 소화액의 색과 냄새였습니다.
먹이를 줬을 때 생기는 문제
욕심을 내서 먹이를 크게 주면 소화가 안 된 채로 포충낭 안에서 썩는 일이 생깁니다. 저는 건조 밀웜 한 마리를 통째로 넣었다가 사흘 만에 포충낭 안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더니 포충낭 전체가 갈색으로 무르는 걸 겪었습니다. 그 포충낭은 결국 잘라내야 했고, 한동안 먹이 주는 일 자체가 겁이 났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는 먹이를 주는 건 선택 사항이고, 벌레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환경이라면 굳이 주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리
네펜데스는 비료나 먹이를 꼬박꼬박 챙겨줘야 하는 식물이 아니고, 환경에 따라 필요한 정도가 달라서 키우는 위치와 포충낭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비료는 성장기에 권장 농도의 4분의 1로 묽게 줘서 정기적인 시비가 포충낭을 억제하는 일을 피하고, 과하게 줬다면 물로 씻어내면 됩니다. 벌레 먹이는 아주 소량을 포충낭 하나씩 돌아가며 주고, 문제가 보이면 바로 헹궈내는 게 안전했습니다. 처음엔 뭐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만, 오히려 덜 주는 쪽이 식물에게 더 좋았다는 걸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배웠습니다. 비료든 먹이든 의심스러울 때는 한 번 쉬어가는 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습니다.
추천 글
네펜데스 새순이 안 나올 때 체크리스트, 원인과 해결법
